[특별기고-2026 CES 참관기③] 기술의 끝에서 CES가 던진 질문, 인간은 어디에 서 있나(뉴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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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2026의 마지막 날, 전시장은 한결 차분해 보였다.
사람들의 발걸음도, 설명하는 목소리도 조금은 느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전시가 전하는 메시지는 오히려 더 또렷하게 다가왔다.
기술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약속이 아니라, 이미 우리의 일상 한가운데로 들어와 있다는 사실이었다.
로봇이 체스를 두고, 탁구를 치고, 복싱을 하는 장면은 기술의 발전을 보여주기보다 기술의 위치가 어디까지 이동했는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로봇은 생산 현장을 넘어 인간의 놀이와 상호작용의 영역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오고 있었다. 기술은 점점 인간을 닮아가고 있었고, 동시에 인간의 삶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홈 배터리 시스템도 비슷한 인상을 남겼다. 거대한 에너지 설비가 아니라 누구나 집 안에 들여놓을 수 있을 것 같은 가전제품처럼 보였다. 기술은 훨씬 고도화되었지만, 사용자는 더 이상 기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어쩌면 이것이 기술이 성숙했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일지도 모른다.
전시관을 오가며 경험한 자율주행은 이 변화를 더욱 실감하게 했다. 지하에 전용 도로를 만들고, 자율주행을 전제로 이동 체계를 설계한 선택은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선 결정처럼 보였다.
기존 환경의 한계를 설명하는 대신, 아예 새로운 판을 직접 만들어버린 선택이었다. 그곳에서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고방식이었다.
이쯤에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이 떠올랐다.
왜 어떤 기술은 빠르게 산업과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어떤 기술은 화려한 주목을 받다 이내 사라질까.
그 차이는 기술 그 자체보다, 그 기술을 통해 어떤 가치가 만들어지고 어떻게 이어지는가, 즉 밸류체인의 설계에 있었다.
엔비디아가 보여준 경쟁력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정 기술의 우수성보다 설계에서 운영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낸 구조, 바로 그 지점에 힘이 있었다. 기술을 ‘파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작동하는 방식 자체를 설계한 것이다.
이제 질문은 한국 기업과 혁신가에게로 돌아온다.
우리는 어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가치의 흐름을 설계하고 있는가.
누군가 만들어놓은 플랫폼 안으로 들어갈 것인지, 아니면 작더라도 스스로의 밸류체인을 만들어갈 것인지.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의 양이 아니라 판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에서 갈리고 있다.
테슬라가 기존 환경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하에 새로운 도로를 만들며 자율주행을 전제로 한 이동 방식을 구현했듯, 한국에서도 이제는
기술을 잘 구현하는 기업을 넘어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현실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혁신가의 등장을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된다.
CES의 마지막 날이 남긴 것은 화려한 기술의 이미지보다 이 질문이었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할 것인가가 아니라, 인간은 기술과 함께 어떤 미래를 설계할 것인가. <끝>
출처 : 뉴시안
발행일 : 2026.01.21. 08:01
원문 : 하단 링크
사람들의 발걸음도, 설명하는 목소리도 조금은 느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전시가 전하는 메시지는 오히려 더 또렷하게 다가왔다.
기술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약속이 아니라, 이미 우리의 일상 한가운데로 들어와 있다는 사실이었다.
로봇이 체스를 두고, 탁구를 치고, 복싱을 하는 장면은 기술의 발전을 보여주기보다 기술의 위치가 어디까지 이동했는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로봇은 생산 현장을 넘어 인간의 놀이와 상호작용의 영역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오고 있었다. 기술은 점점 인간을 닮아가고 있었고, 동시에 인간의 삶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홈 배터리 시스템도 비슷한 인상을 남겼다. 거대한 에너지 설비가 아니라 누구나 집 안에 들여놓을 수 있을 것 같은 가전제품처럼 보였다. 기술은 훨씬 고도화되었지만, 사용자는 더 이상 기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어쩌면 이것이 기술이 성숙했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일지도 모른다.
전시관을 오가며 경험한 자율주행은 이 변화를 더욱 실감하게 했다. 지하에 전용 도로를 만들고, 자율주행을 전제로 이동 체계를 설계한 선택은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선 결정처럼 보였다.
기존 환경의 한계를 설명하는 대신, 아예 새로운 판을 직접 만들어버린 선택이었다. 그곳에서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고방식이었다.
이쯤에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이 떠올랐다.
왜 어떤 기술은 빠르게 산업과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어떤 기술은 화려한 주목을 받다 이내 사라질까.
그 차이는 기술 그 자체보다, 그 기술을 통해 어떤 가치가 만들어지고 어떻게 이어지는가, 즉 밸류체인의 설계에 있었다.
엔비디아가 보여준 경쟁력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정 기술의 우수성보다 설계에서 운영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낸 구조, 바로 그 지점에 힘이 있었다. 기술을 ‘파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작동하는 방식 자체를 설계한 것이다.
이제 질문은 한국 기업과 혁신가에게로 돌아온다.
우리는 어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가치의 흐름을 설계하고 있는가.
누군가 만들어놓은 플랫폼 안으로 들어갈 것인지, 아니면 작더라도 스스로의 밸류체인을 만들어갈 것인지.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의 양이 아니라 판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에서 갈리고 있다.
테슬라가 기존 환경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하에 새로운 도로를 만들며 자율주행을 전제로 한 이동 방식을 구현했듯, 한국에서도 이제는
기술을 잘 구현하는 기업을 넘어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현실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혁신가의 등장을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된다.
CES의 마지막 날이 남긴 것은 화려한 기술의 이미지보다 이 질문이었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할 것인가가 아니라, 인간은 기술과 함께 어떤 미래를 설계할 것인가. <끝>
출처 : 뉴시안
발행일 : 2026.01.21. 08:01
원문 : 하단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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